님 안녕하세요, 변진경 기자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인사드립니다.
정말 추운 겨울입니다. 요즘 저는 몸에 핫팩을 주렁주렁 달고 다닙니다. 잘 때도 등에 파스 붙이듯 얇은 핫팩을 더덕더덕 붙이고 잡니다. 그래야 하루 내내 꽁꽁 얼었던 몸의 근육이 좀 녹는 느낌이거든요. 님도 추위 많이 타신다면 추천드립니다(다만 꼭! 옷 위에 붙이셔야 합니다. 잘못하면 저온화상 입어요).
전 긴장을 되게 잘하는 성격이에요(쉽게 긴장하고, 또 쉽게 방심합니다). 긴장할 때면 몸의 근육을 땡땡하게 수축시키나 봐요. 뭔가 중대한 일을 마치고 나면 온몸이 마라톤 뛰고 났을 때처럼 아픕니다. 특히 어깨와 목 근육 그리고 뒷겨드랑이 근육이 딴딴하게 뭉쳐서 한참 동안 후유증을 앓아요.
이를 꽉 무는 습관도 어릴 때부터 고질병이었던 것 같아요. 학창 시절 중간·기말 시험을 치고 나서나, 고3 때 독서실에서 한참 공부하고 집에 가는 길엔 항상 잇몸에서 피가 나더라고요. 한동안 이와 턱이 아파서 잘 씹지도 못하고요. ‘왜 그러지’ 의아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집중하거나 긴장할 때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더라고요. 심지어 잘 때도요. 허허, 잘 때도 온몸에 힘을 주고 자는 만성 스트레스 한국인이었습니다.
그 습관을 계속 고치지 못하니, 기자가 되고 나서는 기사 마감을 한번 하고 나면 입과 턱이 만신창이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동안 치과나 신경외과, 통증의학과도 자주 다녔네요. 땡땡 뭉친 근육이 너무 아파서 없는 돈을 쪼개 마사지숍, 지압원에도 다녀보고, 근육 긴장 완화에 좋다는 약도 사서 발라보고, 온갖 마사지 기계도 사봤습니다. 당근마켓에서 구매내역, 판매내역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마사지 기계들이네요.
단기 처방으로 안 되니 그다음에는 성격을 고치려 해봤습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기, ‘다 괜찮다’고 생각해보기, 앞만 보지 말고 옆과 뒤도 돌아보기…. 그런데 님도 아시죠?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 거요ㅎㅎㅎ ‘오 나 요새 좀 마음이 여유로운데?’ 하다가 어느새 보면 또 금세 새로운 불안·걱정·욕심·계획으로 목과 어깨에 빳빳하게 힘을 주고 있더라고요. 뭔가 문제가 생기면 늘 ‘이걸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성격 자체가 원인인데, 그 성격을 해결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니 문제가 해결될 턱이 있나요.ㅎㅎㅎ
어쨌든 그리저리 하여 다 포기하고 마음을 놓고 나니, 어라, 최근 몇 년은 사실 좀 덜 아픕니다. 잇몸에 피가 잘 나지 않고, 목과 어깨와 뒷겨드랑이도 이렇게 추운 날씨인 것치고 꽤 유연해요. 몸을 ‘이완’하는 법을 부단히 연습해본 덕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찾은 작은 탈출구는 이 정도입니다. ①긴장되어 있다고 생각할 때, 혀를 입 천장에 붙이기. 이러면 자연스레 이를 악물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②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몸을 최대한 따뜻하게 유지하기. 온도가 낮아지면 더 경직되는 거였어요! ③뭐라도 운동은 한 가지라도 꼭 하기!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데 실천하기 쉽지 않죠. 최근 1년 동안은 필라테스를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답니다. 특히 예전엔 무슨 운동을 하든 목과 어깨 근육을 쓰면서 했는데, 필라테스 하면서 ‘어깨 힘 빼고 힘쓰기’ 방법을 터득했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어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던 거를 우연히 본 건데요. 좀 우습지만, ‘자기암시 박수’라는 걸 요새 쏠쏠하게 활용합니다. 기분이 다운되거나 나 자신이 좀 초라하게 느껴질 때 한 번씩 따라하는 건데요. 살짝 부끄럽지만 공유합니다.
방법: 가사는 외치고, v표는 손뼉을 친다.
나v는v내v가v정v말v좋v아
나는vv내가vv정말vv좋아vv
나는내가vvvv정말좋아vvvv
나는내가정말좋아vvvvvvvv
(야~~~~! 함성 2초간)
님도 기분이 우울할 때 한번 해보세요(초보자는 공개된 장소보다는 화장실이나 구석진 공간, 혹은 입속에서 작게 웅얼거리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하고 나면 슬며시 얼굴에 웃음이 감돌며 경직된 몸과 마음이 좀 풀리더라고요. 진짜입니다. 밑지는 셈치고 한 번씩들 해보세요.
그렇게 우리 따뜻하고 부드럽고 웃기게(?) 2024년 새해를 시작해보아요.
나v는v시v사v인v이v정v말v좋v아v
야~~~! (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