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후 유례 없을 정도로 검찰권을 강화한다는 윤석열 후보 측 공약이 나온 직후, 검찰 전문 고제규 기자의 기사(제737호 “고발 사주 녹취록의 ‘저희’는 누구일까요”)를 다시 찾아 꼼꼼히 읽었습니다. “윤석열 라이징(rising)”으로 제목을 고치고 싶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라이징’했던가요? 검찰총장 신분으로 법무부 장관(추미애)과 팽팽한 대립 전선을 만든 덕분입니다(이후 호칭 생략). 추미애는 윤석열을 징계(정직 2개월)했고, 윤석열은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징계 이유는, 윤석열이 이른바 ‘채널A 사건’에 연루된 자신의 최측근(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을 비호하기 위해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윤석열은 행정소송(1심)에서 패소하는데, 판결문에 따르면 윤석열은 한동훈에 대한 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자신의 권한으로 진행하는 검찰수사자문단으로 사건을 넘기려 했습니다. 부하 직원에게 한동훈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보고서를 작성토록 해서, 대검 부장회의에 전달시켰습니다. 이렇게 수사가 지체되는 동안 피의자들은 관련 디지털 기록을 지웠습니다. 이 시기, 김웅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는 언론인과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 초안이 담긴, 그 유명한 ‘손준성 보냄 파일’을 미래통합당에 보냈습니다. 고발장의 주요 내용은, 채널A 사건이 한동훈과 윤석열을 모함하기 위한 여권의 조작이라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채널A 사건을 20대 대선 구도의 ‘뿌리’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행정법원 판결문은 윤석열의 당시 행위를 “검찰 사무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해하는 중대한 비위”로 규정했습니다. 윤석열이 취소해달라는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에 대해, 오히려 “가볍다” “면직 이상의 징계가 가능하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추미애는 징계로 윤석열의 인기가 오히려 높아지자 ‘윤석열 X맨’이란 조롱까지 당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실관계만 놓고 본다면,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적절한 소임을 수행했던 셈입니다.
윤석열의 입버릇 중 하나가 “내 편이고 남의 편이고 가르지 않는” “법치주의”입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내 편’을 위해 적법한 절차를 침해했습니다. 더 나아가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들까지 허물겠다고 호언 중입니다. ‘국가권력에 대한 개인의 방어 장치’인 법치주의가 ‘법 조항을 활용해 미운 놈 타격하기’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치명적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되도록이면 종이컵을 쓰지 말자고 했다가 유별난 사람이 됐던 경험 있으세요? 잘 떼어지지 않는 페트병 라벨과 한참을 씨름하다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들을 보고 현타가 왔던 적은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 왔다고는 해도 일상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들은 일회용품 덜 쓰기나 분리수거 신경 써서 하기 정도. 그런데 이마저도 꾸준히 실천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제일 큰 위기는 '나 하나 이런다고 기후 위기가 막아지겠어?'라는 생각이 들 때. 하지만 올해는 좀더 단단히 마음을 먹어보려고 해요. 바로 이 '행동구독' 부스터와 함께!
'행동구독'이라니, 대체 뭘 구독하는 걸까 싶었는데요. 행동구독을 신청하면 3월부터 격월로 상자 하나가 배달된대요. 그 안엔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신박한 '행동도구'가 담겨있을 예정이죠. >>> 더 읽기
<시사IN>의 목표는 클릭 수와 페이지뷰 수가 아닙니다. 사회에 변화를 만드는 영향력입니다. 우수한 탐사보도는 값어치를 매길 수 없지만 공짜는 아닙니다. 세상 모두가 '기레기'를 욕하는 시대에도, 거의 모든 중요한 일은 기사로 알려지고 또 개선됩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저널리즘에 투자하세요. <시사IN>은 '읽는 당신'과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 사이에 놓인 다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