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잘 지내셨죠? 장일호입니다.
휴대전화 스크린 타임 종종 체크해보시나요?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며 보내는 총 시간이 님은 얼마나 되시나요?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일평균 스크린 타임은 2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확인해보니 저는… 8~9시간쯤이었습니다. 숫자를 보고 꽤 놀랐어요. 사용량이 많으리라는 건 짐작했지만, 하루의 3분의 1이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을 줄이야 싶더라고요. 그 후 의식적으로 줄이기 시작해서 요즘은 5~6시간대로 유지 중입니다.
님의 스크린 타임 중 사용량이 가장 높은 앱은 무엇인가요? 제가 근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듀오링고입니다. 제 스크린 타임에서 부동의 1위였던 전자책 앱 자리를 빼앗았어요. 듀오링고는 전 세계에서 월 1억4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학습 앱입니다. 무료로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이용하다가 석 달 전 광고에 지쳐서 12만원쯤 주고 연간 구독을 결제하고 말았어요. 새벽에 깨어 있는 날이 길어지면 이렇게 한 번씩 예정에 없던 ‘보복 소비’를 하곤 합니다. 이왕 큰돈 쓴 김에 한번 열심히 해보자 싶어서 하루도 빠짐없이 접속하고 있어요.
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도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시간은 성실하게 흐르고 제 언어능력은 늘 제자리걸음이에요. 일본어를 공부하려는 까닭도 ‘사랑’ 때문이었는데요. 2014년 제 아이돌이 도쿄돔에 입성한 게 계기였어요. 그가 무대 위에서 하는 일본어를 모조리 알아듣고 싶었거든요. 물론 사랑은 힘이 세서 제대로 못 알아들어도 무슨 말 하는지 다 아는 신기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충 일본어’로 연명할 수 있었어요. 1년에 못 가도 두세 번 일본 갈 일이 생기니 띄엄띄엄이나마 하던 일본어를 완전히 잊어버린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부터였습니다.
요즘 매일 1시간 이상 듀오링고에 접속해 문제를 풀다 보면 공부보다는 게임에 가까운 이 앱이 도움이 되긴 하는지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번역 오류도 심심찮게 발견되곤 해요. 묘하게 성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문장도 한 번씩 신경을 긁습니다. ‘아내는 샐러드를 만들었습니다(妻はサラダを作りました。)’와 ‘남편은 바쁩니다(夫は忙しいです。)’가 연달아 나오는 식으로요. 그래도 ‘저는 더운 날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私は暑い天気があまり好きではありません。)’ 같은 문장처럼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말이 나올 때면 문장 카드를 따로 저장해두기도 합니다. 최근 저장한 문장 카드는 ‘집에서 쉴 거예요(家で休みます。)’입니다.
듀오링고에 접속할 시간을 좀처럼 못 내고 있으면 앱 알람은 ‘저를 잊지 마세요’라고 어찌나 집요하게 채근하는지 몰라요. 당해본 사람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그 질척거림 때문에 구독을 후회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가도 ‘이래야 구독이 간신히 유지되는 건가…’ 생각에 잠기기도 해요. 언론 환경이 좋았던 적은 없지만, 어디까지 나빠질는지 한숨만 쉬게 되는 요즘이라서겠죠. 그래도 구독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님 덕분에, 님을 떠올리며 <시사IN> 식구들도 열심히 추석 합본호와 11월에 발행될 1000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몇 번을 말씀드려도 부족한 말인데요, 함께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님의 가을 계획도 궁금합니다. 10월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파주북소리’ 행사에 <시사IN>도 부스를 냅니다. 현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책을 준비 중이에요. 10월16일(금) 오후 5시에는 <시사IN> 기자들이 독자와 만나는 자리도 꾸립니다. 일단 저는 사흘 내내 부스를 지킬 계획인데요, 일정 체크해두었다가 오시면 꼭 아는 체해주세요. 님과 얼굴 마주하고 인사 나눌 수 있으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한결 누긋해진 햇빛과 바람을 만끽하는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또 인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