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사IN> 정치팀 이은기 기자입니다. 우선 각종 메일이 빽빽하게 쌓여 있을 메일함에서 이 편지를 클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서가 돌아오면 뉴스레터에 재미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떠오르는 게 제가 하는 일 얘기밖에 없네요. :(
저는 2021년 6월에 입사해 그해 10월 정치팀으로 발령받은 뒤 줄곧 정치팀에 있었습니다. 보통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한 정당만 취재해, ‘여당 출입기자’ ‘야당 출입기자’로 나뉘는데요. 저는 매체 특성상 각 정당을 오가며 취재하고 있습니다. 국회 바닥을 구르다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취재해야 할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거라며 저 혼자 위안 삼고 있습니다.
사실 2021년 회사에 지원서를 제출할 때만 해도 정치 기사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땐 막연히 이미 마이크가 많이 주어진 사람보다,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자주 ‘속보’ ‘단독’을 달고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치 기사에 제가 관심 있거나 응원하는 소식들은 잘 다뤄지지 않았거든요. 나를 대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다고 느껴지니 더 관심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3년 차 기자가 되는 동안 독자분들께 ‘정치 기사 보기 싫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제각기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무슨 마음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 관심사 중 하나는 국회 안에서 일하는 정치인이나 정치가 작동하는 사례를 찾는 일입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소방 공시생으로 돌아가는 오영환, “여전히 정치의 힘을 믿는다”)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해야 할 일, 늘 하던 노력 김예지 의원의 3년)에서 제 그런 의도가 조금은 느껴지셨나요?
국회는 요즘 다음 총선 준비로 분주합니다. 지역구가 있거나 정해진 의원들은 매주 지역을 찾고, 특정 지역구에 어떤 후보가 출마할지, 누가 누구와 신당을 꾸릴지 따위는 매일 오르내리는 이야깃거리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직도 다음 총선을 위한 선거제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현행법상 총선 1년 전인 4월10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해야 했지만 이번에도 국회는 법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7월15일 선거제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한 상황인데요. 피하고 싶어도 정치는 우리 삶과 뗄 수 없으니,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사 세 개(‘정치개혁 공론화, 선거제도 바꾸어낼까’, ‘의원 정수 확대 반대에 또 헛바퀴 도는 정치개혁’, ‘“이야기해보니 되더라” 국회의원 선거제도 여론이 바뀌었다’)를 소개합니다.
참! 저는 6월부터 격주 월요일마다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시사IN> 유튜브 프로그램 ‘언주유골’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삶이 계획대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걸 또 한번 깨닫습니다. 정치 라이브쇼를 진행하게 될 줄이야. 지금껏 두 차례 방송했는데, 두 번 다 전날에 밤을 꼴딱 새웠습니다. 순발력이 필요한 일이고 또 생방송 도중 실수는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니, 주간지 기자를 꿈꾸던 제게는 참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지금껏 라이브 방송 중 올라오는 댓글 읽기에 모두 실패해서, 다음 7월10일 방송에서는 다시 댓글 소통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제 동기인 김진주 PD와 최한솔 PD가 열심히 만들고 있는 <시사IN> 유튜브 방송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꾸벅)!
늘 독자 여러분께 무슨 이야기를 전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디 여러분께도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지치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더운 여름 건강히 나시길 바랍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