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사진팀 조남진 기자입니다.
드디어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봄 다음에 가을이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래도 찌는 듯한 여름을 겪고 마주하는 가을이라 더 애틋한 것 같습니다.
님께서는 지난여름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셨는지요. 사실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평소 자전거와 수영을 통해 몸매를 유지(?)해왔는데, 지난여름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열사병으로 죽을 것만 같아서 에어컨 바람만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도 마음도 게을러져 새벽 수영도 거르기 일쑤였고, 요즘에는 그냥 어쩌다 생각나면 가는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2주 전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자전거를 꺼내 타이어에 공기도 넣고 기름칠도 해서 한강 자전거길에 나갔는데요, 얼마 가지 못하고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다리도 안 움직이고, 특히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가을맞이 옷장 정리나 해야겠다며 봄에 입던 셔츠와 재킷, 바지를 꺼내 하나씩 입어봤는데, 셔츠 단추가 잠기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 잠시 생각을 정리한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지요. ‘이 셔츠가 지난여름 폭염에 쪼그라든 것은 참이다.’ 다른 옷도 모두 단추가 안 잠기는 것으로 보아 저의 추론은 정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내가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아내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새옷을 사야겠다고 말하자 아내는 말없이 거실로 나가 체중계를 가져왔습니다. “올라가봐!”
폭염을 핑계로 운동도 멀리하고 밤마다 시원한 맥줏집을 찾아다닌 결과는 체중계를 삐져나올 것 같은 낯선 숫자들과 넘쳐나는 뱃살, 치솟는 혈압뿐이었습니다. 데이터를 찾아보니 무려 78일 동안 운동과 담을 쌓고 있었더군요.
그래서 저는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나름의 계획을 세워 식단조절과 근력운동, 유산소운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도 열심히 타고, 새벽 수영도 빠짐없이 다닐 생각입니다. 요즘은 달리기가 유행이라는데, 그건 1차 감량 목표에 도달한 뒤에 해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다음번 뉴스레터에서는 저의 다이어트 성공기를 꼭 쓰고 싶습니다.
님께서도 이 천고마비의 계절에 운동으로 건강을 챙겨보길 당부드립니다. 다음 편지까지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