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문화팀 차형석 기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라는 말을 꺼내기 어려운 시절입니다. 오늘 오전에 윤석열이 대국민 담화를 했습니다. ‘과거의 계엄과는 달리 계엄의 형식을 빌려 작금의 위기 상황을 국민들께 알리고 호소하는 비상조치를 하겠다고 했’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귀 기울일 말이 1도 없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며 시민 모두 이 시기를 잘 통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주 토요일에 이어 12월14일 오늘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다시 <시사IN> 거리 편집국을 마련합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때에 이어 <시사IN> 창간 이후 세 번째 거리 편집국입니다. 거리에 천막을 치고, 탄핵의 현장을 취재·보도할 계획입니다.
2008년 광화문에 거리 편집국을 세웠을 때 생각이 납니다. <시사IN> 창간 전인 그 전해 ‘편집권 독립 투쟁’ <시사저널> 파업을 거치며 길바닥에 텐트 치는 일이 익숙해졌습니다. 제 기억에, 2008년에는 주진우·고재열 기자 등이 ‘거리 편집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청계천 초입 이른바 ‘소라뿔’ 조형물에 텐트를 세우고 촛불시위를 취재했습니다. 출근부 도장 찍듯이 거리 편집국으로 향했고, 밤에는 당번을 짜서 거리 편집국을 지켰습니다. 그곳에서 시민·독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새벽녘에 광화문에서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네요. 큰 사고 없이 거리 편집국을 운영했습니다. 아, 그때 텐트 옆에 두었던 소형 발전기를 누군가 가져간 일은 빼고요. 그 정도가 사고였다면, 선방한 거지요.
역사적 변곡점마다 거리에서 시민·독자와 함께한다는 <시사IN>의 전통은 이번에도 계속됩니다. 지난 12월7일 토요일에 1차 거리 편집국을 운영했고, 12월14일 토요일에 2차 거리 편집국을 세웁니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16쪽짜리 호외를 제작 중입니다. 여의도 전철역 인근에서 누군가 “<시사IN> 호외요” 외치는 이가 있다면, 반갑게 건네받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호외 배포를 거들고 싶다’는 독자분이 계시다면, 대환영합니다. <시사IN> 거리 편집국으로 와주시면 됩니다(국회의사당역~여의도역 사이쯤일 텐데 정확한 위치는 12월14일 토요일 오전 <시사IN>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알리겠습니다).
그럼 12월14일 토요일. 역사의 현장 여의도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