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편집소통팀 김완숙입니다.
학령기 자녀를 둔 독자님들은 방학이 참 힘드시지요? ‘돌밥 돌밥(돌아서면 아침밥, 돌아서면 점심밥)’이라고 하루 세 끼를 차려내는 일이 여간 수고롭지 않습니다. 올해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입학하는 두 아들을 둔 저는 이 먹깨비들 때문에 차라리 회사에서 야근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남이 차려주는 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학업에 별로 의욕이 없는 큰애가 작년 말 고등학교를 정할 때 기준은 오직 하나. 급식이 맛있어야 한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도 아닌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학교로 정했다고 했습니다. 학교 급식이 거기서 거기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저는 큰애의 말을 듣고 집 근처 고등학교 홈페이지에서 급식 사진을 다 검색해보았습니다. 과연 그 학교 급식이 맛있어 보이더군요.
혹시 학교급식 검수 도우미라는 것을 아십니까? 보통 등교 전 아침 8시쯤 조리실에 가서 그날 들어오는 식재료를 검수하는 학부모 활동을 말합니다. 두세 번 해봤는데,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양질의 깨끗한 식재료에 감탄했습니다. 영양사 쌤이 미리 발주한 축산물, 농산물, 해산물, 과일이 차례차례 들어오면 각각 수량과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온도계로 체크한 다음 곧바로 세척해서 조리 과정에 들어가더군요.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는 한우를 씁니다! 최대한 로컬푸드를 이용하고 해산물도 국산 위주로 입고되며, 교육청에서 수시로 업체 모르게 암행 검사(무작위로 농축수산물 일부를 샘플로 채취해 잔류 농약이나 대장균 검사를 실시)를 한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각종 장이나 양념류, 가루 같은 것들은 생협이나 한살림 것들만 씁니다.
아이들이 졸업한 초등학교는 영양사 선생님 1명, 조리사·조리실무사 6명이 매일 점심밥 600인분을 만듭니다. 조리실은 매우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저학년은 매운 것을 잘 못 먹기 때문에 양념을 약하게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 동네 ○○고등학교 급식이 맛있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어머니, 교육청에서 들어오는 식재료는 다 똑같아요. 다만 조리사분들의 스킬 차이인 거죠.”
이해가 되었습니다.
“근데 어머니, 야채나 나물 반찬 같은 것들은 잔반이 많이 나와서 저희도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조리법을 바꿔보고 그래요.”
역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고기와 치킨, 돈가스, 마라탕 등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