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추석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시사IN> 편집국장 변진경입니다. 오랜만에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저희 <시사IN> 편집국에서는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슬슬 시동을 거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바로 올해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배송될 송년호, 그리고 ‘올해의 사진’ 준비입니다. 올해 기억할 만한 사진들을 두툼하게 지면에 실어 독자들께 선보이는 기획이죠. 내부 사진기자뿐 아니라 외부 사진가들이 참여해왔습니다. 사진에 걸맞은 짧은 글을 문인들에게 부탁하기도 합니다.
2016년부터 모은, 한 해를 정리하는 사진과 글들을 https://photo.sisain.co.kr 사이트에서 한꺼번에 모아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추천드리자면, 매년 나오는 송년호 종이 잡지를 소장하시길 권해봅니다.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으로 느끼기 힘든, 종이 질감 위 사진의 맛이 제법 괜찮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한 해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내년을 맞이할 힘도 한층 더 생기고요.
올해도 ‘2025 올해의 사진’ 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년보다 조금 더 특별합니다. 올해로 열 번째 기획이기도 하고, 한국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다사다난하기도 한 2025년이었습니다. 그래도 전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사진팀에서 제안을 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올해의 사진’ 어떨까요?” 내부 기자와 외부 사진가와 더불어, 일반 독자와 시민들에게도 지면을 열어주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죠.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에 탑재된 성능 좋은 카메라를 갖고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 실력도 다들 수준급이실 테고요. 더 다양한 시선, 더 다양한 일상 속 대한민국의 2025년 모습이 수집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독자·시민과 함께 만드는 2025 <시사IN> ‘올해의 사진’에 님을 초대합니다. 아주 거창한 사진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정치·사회적으로 기억할 만한 대한민국의 현장을 포함해, 여러분의 올해 삶 속 진실한 이야기가 담긴 ‘한 장면’을 기다립니다. 핸드폰 사진첩을 한번 열어봐주세요. 조금 개인적인 장면이어도 괜찮습니다. 그 이야기가 올해 우리 ‘보편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면 아마 함께 나누어볼 만할 것 같습니다.
저부터 한번 사진첩을 열어볼까요? 저는 약간 손이 발인 스타일이라, 그리고 스마트폰 렌즈를 더럽게 하고 다니기로 유명한 사람이라 아마 우리 사진팀에 사진을 갖다 내도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해주지 않을 듯싶습니다만, 그래서 여기 이 뉴스레터를 통해 ‘2025 (변진경 사진첩에서 고른) 올해의 사진’을 여러분과 나누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고른 건 역시, 2025년의 강렬한 기억 ‘윤석열 탄핵’입니다. 4월4일 윤석열 탄핵 날, 마감일을 하루 늦춰 금요일에 지면 마감을 하던 중 표지 시안을 확정하고 찍어놓은 사진입니다. ‘계엄에서 탄핵까지’ 타임라인 별책부록이 함께 나가던 주였죠. 지난해 말부터 저와 온 국민의 삶을 잠식했던 어두운 페이지를 찢어 넘겨내는 기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