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3일 조은석 특검은 피고인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특검은 피고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피고인 노상원에게 징역 30년을, 피고인 김용군(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에게 징역 10년을, 피고인 조지호(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을, 피고인 김봉식(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5년을, 피고인 목현태(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에게 징역 12년을, 피고인 윤승용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습니다.
1월12일 특검은 피고인 이상민(전 행안부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지난해 11월27일 특검은 피고인 한덕수(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피고인 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 피고인 곽종근(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 대한 군사법원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사건 이첩을 요청했고, 현재 민간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검찰 특수본이나 특검이 기소한 피고인 박안수(전 육군참모총장), 피고인 김현태(전 707특임단장), 피고인 이상현(전 특전사 1공수여단장), 피고인 박헌수(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피고인 고동희(전 정보사 계획처장), 피고인 김대우(전 방첩사령부 수사단장), 피고인 정성욱(전 정보사 100여단 2사업단장), 피고인 김용대(전 드론작전사령관), 피고인 김봉규(전 정보사 중앙심문단장), 피고인 박종준(전 대통령경호처장), 피고인 김성훈(전 경호처 차장), 피고인 이진하(전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 피고인 김신(전 경호처 가족경호부장), 피고인 박성재(전 법무부 장관), 피고인 최상목(전 기획재정부 장관), 피고인 정진석(전 대통령비서실장), 피고인 김주현(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피고인 윤재순(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피고인 강의구(전 부속실장), 피고인 이원모(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피고인 조태용(전 국가정보원장), 피고인 추경호(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피고인 임종득(국민의힘 의원), 피고인 이은우(전 한국정책방송원장), 피고인 이완규(전 법제처장), 피고인 황교안(전 국무총리) 등의 재판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형(求刑)은 검사가 어떤 형벌을 줄 것을 판사에게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선고(宣告)는 검사가 요구한 형량을 판사가 확정하는 절차입니다. 내란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월19일 오후 3시 피고인 윤석열에 대해 선고할 예정입니다.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법률대리인이 배포한 최후진술 전문은 1만3117자에 이르지만, ‘사과’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특검 논고문에 적시됐듯 피고인 윤석열은 “진실을 밝히려는 최소한의 자세조차 결여”된 채 “어떠한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검사 시절 윤석열의 화법을 빌리면, 피고인 윤석열은 자신의 범죄에 대해 반성조차 하지 않은 파렴치한 확신범입니다. 이런 피고인에 대해서는 구형량대로 선고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1심 재판부가 피고인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법 정의에도 부합합니다.
12·3 내란에 대한 사법적 단죄는 더디더라도 3심까지 이어지며 마무리될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단죄가 남아 있습니다. 광복 이후 쿠데타는 세 차례 있었습니다. 1960년 5·16 쿠데타, 1979년 12·12 쿠데타, 그리고 2024년 12·3 쿠데타입니다.
5·16 쿠데타는 박정희의 장기 집권으로 단죄되지 못했습니다. 청산하지 못한 쿠데타 유산은 박근혜 정권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12·12 쿠데타는 김영삼 정부 시절 법적 심판을 마쳤고, 나아가 ‘정치군인’ 퇴출로 이어졌습니다. 5·16부터 12·12까지의 쿠데타는 정치군인이 주도했습니다. 하나회 척결 등 이들에 대한 제거와 함께 군은 문민화됐습니다. 이러한 단죄가 있었기에 12·3 쿠데타 당시 ‘서강대교를 넘지 않는 계엄군’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2·3 쿠데타에 대한 법적 단죄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정치검사’를 뿌리 뽑는 일입니다. 저는 12·3 쿠데타의 시작을 2019년 8월27일로 봅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선 날입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통령의 시간’ ‘국회의 시간’ ‘언론의 시간’을 강탈하며 윤석열 검찰이 서초동에서 국회로 진입한 날이었습니다.
이날부터 2024년 12월3일까지 저는 ‘저강도 쿠데타’가 지속됐다고 봅니다. 윤석열·김건희 관련 사건 수사는 은폐하고, 야당 대표에 대해서는 먼지떨이식 수사를 일관해온 검찰은 저강도 쿠데타의 진원지나 다름없습니다. 군을 문민화했듯, 검찰과 법무부 역시 이번 기회에 변화시켜야 합니다.
정치검사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인사와 제도 개혁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정부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충실한 법안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개혁의 파도가 거셀 때마다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하며 권력을 유지해왔습니다. 대형 수사로 파고를 넘거나, 부패범죄 수사 역량 보존이라는 논리로 검찰 개혁안을 무력화해왔습니다.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낸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 포진한 검사들 역시 같은 논리를 반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능화·조직화·대형화된 중대범죄 사건의 복잡성과 난도를 고려해 국가 전체의 중대범죄 수사 역량”을 보존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을 꼼꼼히 살펴보면 기존 검사들을 어떻게 공소청이나 중수청에서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검찰개혁의 원칙은 수사·기소 분리입니다. 검사 활용이 아닙니다. 주객이 전도됐습니다.
현재 검찰청에는 대략 검사 2000여 명, 검찰 수사관 6000여 명, 행정직 2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서는 검찰청(이후 공소청)에서 검찰 수사관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들을 중수청이나 공수처로 보내 검찰의 팔다리를 잘라버리면, 검사는 물리적으로 수사를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검사는 자연스럽게 공소만 담당하게 됩니다.
우리와 비슷한 대륙법 체계를 따르는 독일 검찰에는 수사관 인력이 따로 없습니다. 독일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도 ‘손발 없는 머리’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해외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박근혜 탄핵과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주권자들은 광장에서 검찰개혁을 외쳤습니다. 수사·기소 분리를 위한 검찰개혁은 시대정신입니다.
정치검사를 뿌리뽑지 못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제2의 윤석열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공소청·중수청 입법 예고안에 대한 치열한 사회적 논쟁이 필요합니다.
님, 마지막으로 주권자들의 역할도 필요합니다. 12·12 쿠데타 단죄는 민의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정치군인들을 몰아내며 이뤄졌습니다. 12·3 쿠데타 단죄를 위해서는 주권자들이 더 이상 검사 출신을 대거 국회로 보내면 안 됩니다.
여야 모두에서 검사 출신이 과잉 대표되고 있습니다. 이번 제22대 국회에서도 전체 300명 가운데 18명이 검사 출신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송기헌·김기표·이건태·백혜련·박균택·양부남·주철현·이성윤 의원이 검사 출신입니다. 국민의힘에는 권성동·유상범·정점식·박형수·유영하·김도읍·곽규택·주진우·권영세 의원이 포진해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에는 박은정 의원이 검사 출신입니다.
다른 나라를 보더라도 검사 출신이 이렇게 많은 국회 의석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식민지 역사로 인해 한국 검찰의 모태가 된 일본 검찰사를 보더라도, 검사 출신이 의원 배지를 단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12·12 쿠데타를 단죄하며 우리는 정치군인의 국회 진입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비례대표 몫으로 한두 명만을 영입해왔습니다. 12·3 쿠데타 단죄를 위해서도 여야 모두 검사 출신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는 주권자들의 몫입니다.
님, 주말에 읽기에는 너무 긴 편지였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시사IN>은 12·3 쿠데타 단죄를 위해 기록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쿠데타의 재구성’ 연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12·3 쿠데타를 잊지 않기 위해 유튜브 팀은 ‘당신의 6시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프로젝트 페이지로 ‘내란의 공간’도 선보였습니다.
<시사IN>은 새해에도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님과 <시사IN>의 인연이 새해에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