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습니다. 나고야에서 인생 첫 풀 마라톤을 달린 추억이 있는 터라 더욱 눈길이 갔습니다. 관심 가는 경기를 찾아보려 했지만 중계해주는 곳이 드물더군요. 축구나 야구, 농구 같은 주요 종목 외의 팬들 사이에서는 ‘중계도 안 해줄 거면 국가대표라고 부르지도 말라’는 볼멘소리가 나왔습니다. 당연한 불만입니다.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한 인간의 눈부시게 빛나는 도전을 지켜보지 않는다면 얼마나 외롭고 허망할까요.
스포츠는 관중이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 하는 건 말 그대로 살을 빼거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입니다. 아마추어 풋살 대회만 나가도 떠들썩한 장터 분위기입니다. 나를 아끼고 응원하는 사람들 앞에서 골을 넣으면 다음 날 출근해서 커피가 필요 없습니다. 잠이 쏟아질 때 그 함성의 순간을 떠올리면 엔도르핀이 솟구칩니다. 뻑뻑한 눈이 떠지고 굳었던 손가락이 다시 타자를 칩니다. 하물며 국가대표도 아니고 실업 선수도 아닌 아마추어 생활체육인조차 그렇습니다.
얼마 전 주짓수 도장에서 블랙벨트로 승급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엄마 아빠 고양이 사랑합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히는 선수를 보면 식상하고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 말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13년 동안 함께 땀 흘린 관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응원을 받고 나서 슬쩍 도장을 빠져나와 떠오르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휴대전화 너머 모두가 소리를 지르며 기뻐해주었습니다. 내 일을 나보다 더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두고두고 큰 힘이 되겠지요.
승급한 그날 밤 ‘식상하고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 바보같이 웃던 제 모습이 떠오르니 다시 한번 속이 쓰렸습니다. 모두가 해외로 응원을 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원래 그 종목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 무심히 채널을 돌리다가 기적 같은 장면을 보고 빠져들 수도 있고요. 부디 앞으로는 더 많은 종목이 더욱 널리 중계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