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차례에 걸친 대선후보 TV 토론이 3월2일 끝났습니다. 다음 날 아침,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합의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토론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중요한 의제들을 다뤘지만, 각 후보의 발언 시간이 너무 짧아 이해도와 자질을 알기 어려웠습니다. 상호 간의 문답도 상대방 주장의 허점을 논리정연하게 들춰내기보다 이상한 논리나 근거 없는 비난을 일방적으로 퍼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지 TV 토론만 봐서는 어떤 후보가 옳거나 틀린 말을 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시사IN〉은 이번 호(제756호)에서 독자들에게 이런 판단의 근거를 드리려 합니다.
예컨대 이재명 후보가 제기한 ‘뉴딜(정부 중심의 인프라 투자)’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구축효과’란 경제 이론을 인용해 비판합니다. 이 후보가 ‘전문가와 학자’들에겐 용납되지 않는 황당한 공약을 냈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럴까요? 두 후보 모두 대선 이후 ‘자영업자 코로나19 손실보상’에 5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계산을 통해 50조원이 나왔을까요?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겠다는 것일까요? 기획재정부가 정부지출을 부당하게 억제한다고 보는 이재명 후보는 예산 편성 기능을 기재부로부터 떼어내 ‘선출 권력’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했는데, 이건 위험하지 않을까요? 이런 의문들을 짧고 명확하게 정리하려 노력했습니다. 독자님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문상현 기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검찰 공소장에서 새롭게 추가된 팩트들로 재구성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소유의 여러 주식계좌들이 주가조작 세력에 의해 활용되었다는 것 자체는 명확한 사실입니다. 이 주가조작에 김씨의 의도가 실렸는지 아닌지 정도가 논점인데, 기사를 읽으며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유력 후보들이 모두 ‘주식시장의 공정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이번 선거에서 이보다 중요한 이슈가 있을까요. 〈시사IN〉은 이 사건은 물론 대장동 의혹과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서도, 대선의 결과와 별도로 끝까지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할 것입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제756호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전에 〈시사IN〉이 발행하는 마지막 책입니다. 선거 다음 날 최종 마감·제작에 돌입하는 제757호부터는 (지금은 예측하기 어려운) 대선 결과를 여러 각도에서 심층적으로 성찰하는 기사들을 준비하겠습니다.
<20대 여자> 첫 번째 온라인 북토크는 지난 1월 텀블벅 후원자 리워드로 기획되었습니다. 당시 펀딩을 놓친 분들의 요청이 있어 3월11일(금)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합니다.
대선이 끝난 후 결과를 놓고 각종 ‘해석’이 쏟아질 것입니다. <20대 여자> 저자들은 새로운 정치적 전선을 만들고 있는 유권자 집단인 20대, 특히 20대 여성에 대해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깊이 있는 분석의 자리가 되도록 온라인 북토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책을 팔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읽는 것도 책임지기 위해 시작된 '시사IN북 완독클럽'은 현재 비공개 밴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대 여자> 출간을 기념해 회원을 추가 모집합니다. <20대 여자>를 다 읽은 후에도 남은 2022년 동안 (가능하면) 한 달에 한 권씩, 시사IN북의 책들을 함께 읽어나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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