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사IN>에는 여러 고정 꼭지가 있습니다. ‘반려인의 오후’도 그중 하나입니다. 정우열 만화가, 김영글 미술작가, 안희제 작가가 각각 자신들의 곁에 있는 개, 고양이, 식물에 대해 씁니다. 원고를 받을 때마다 ‘글을 참 잘 쓰는구나’ 생각합니다.
저도 집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같이 지낸 지 한 해는 지났고, 두 해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작은아이가 동네 고양이를 돌보다가 ‘고양이를 키우자’ 했을 때, 전 반대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어서 꺼려지기도 했고, ‘어떻게 키우나’ 싶기도 했습니다. 생명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했죠.
여차저차 해서 ‘그래 키우자’로 결정했는데. 문제는 그다음부터!
저는 고양이를 펫숍에서 사는 줄 알았습니다. 고양이 전문가인 장일호 기자에게 문의했더니, 길고양이 ‘입양’을 권하더군요. 그러면서 알려준 게 ‘포인핸드’였습니다. 포인핸드에 접속해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그 전에 조건이 있었습니다.
하나, 여태 고양이를 한 번도 안 키워본 가족은 모두 병원에 가서 알레르기 검사를 했습니다. 실제로 알레르기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두 아들과 저, 이렇게 알레르기 검사를 했고요. 통과! 의사 선생님이 ‘고양이, 키워도 됩니다’ 했고요.
둘, 방묘창 공사. 아파트 방충망에 고양이가 매달리다가, 방충망이 찢어져 추락사하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합니다. 다이소에 가고, 인터넷으로 철망을 주문해, 방묘창 공사를 했습니다. 스스로 공사를 했을 때의 뿌듯함!
그렇게 해서 군산의 길고양이 ‘래키’가 집으로 왔습니다. 그 고양이를 집에 데려다주러 두 분이 오셨는데, 무척 헌신적이시더라고요. 그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양이 이름을 바꾸어도 된다고 했으나, 키워주신 두 분이 부르던 이름, 그대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집에 고양이가 온 이후의 소감은? 키워보면 압니다, 얼마나 마음이 가는지. 어디 아프지 않기를, 잘 자라기를. 그 마음의 풍요가 알레르기 검사나 방묘창 셀프 공사 같은 귀찮음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길가에서 고양이를 봐도, 신경이 쓰이는 걸 보면… 같이 있길 정말 잘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반려인의 오후’를 공감하며 읽고 있습니다.
독자분들은 어떠신지?